뉴스팍 배상미 기자 | 화성특례시에 경기 남부권 최초의 국립박물관인 ‘국립고궁박물관 분관’이 들어선다. 정조대왕의 효심이 깃든 융건릉 인근에 조성될 이 박물관은 단순한 유물 보관을 넘어, 시민들이 왕실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개방형 수장고’ 형태로 건립될 예정이다.
화성시는 지난 4일 화성시청에서 국가유산청(청장 허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국립고궁박물관 분관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정명근 화성시장과 허민 국가유산청장, 이상욱 LH 사장직무대행을 비롯해 국립고궁박물관 분관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인 권칠승 국회의원, 용주사 성효 스님 등이 참석해 화성시의 첫 국립박물관 유치를 축하했다.
◇ 2만 5천㎡ 규모 ‘개방형 수장고’… 왕실 정원 테마공원도 조성
국립고궁박물관 분관은 화성 태안3 택지개발지구 내 공원 부지 약 2만 5,000㎡(약 7,500평) 규모로 건립된다. 현재 서울 경복궁 내에 위치한 국립고궁박물관 본관의 수장고 포화율이 160%에 육박함에 따라, 소장품을 안전하게 분산 관리하고 효율적으로 보존하기 위해 추진되었다.
특히 이번 분관은 굳게 닫힌 수장고가 아닌, 관람객이 내부를 들여다보고 유물을 가까이서 접할 수 있는 ‘개방형 수장고(Visible Storage)’ 형태로 지어진다. 이는 청주 국립현대미술관이나 파주 국립민속박물관과 유사한 방식으로, 수장과 전시의 기능을 결합한 최신 박물관 트렌드다.
시설 내부에는 개방형 수장고 외에도 보존과학실, 교육·체험실 등이 마련되며, 외부 공간은 조선 왕실의 정원을 모티프로 한 테마공원으로 조성되어 시민들에게 품격 있는 휴식 공간을 제공할 전망이다.
◇ 융건릉·용주사 잇는 ‘정조의 도시’, 최적의 입지 평가
건립 부지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융건릉(사도세자와 정조대왕의 릉)과 정조가 아버지의 넋을 기리기 위해 창건한 용주사와 인접해 있다. 국가유산청은 이러한 입지 여건이 조선 왕실 문화와의 연계성 측면에서 탁월하며, 향후 역사문화 관광지로서의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해 화성시를 최종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유치를 통해 화성시는 융건릉-용주사-국립고궁박물관 분관으로 이어지는 명실상부한 ‘왕실 역사문화 클러스터’를 구축하게 됐다.
◇ 정명근 시장 “특례시 걸맞은 문화 랜드마크 될 것”
정명근 화성시장은 이날 협약식에서 “최근 4개 구청 설립 추진과 고려대학교 병원 유치에 이어, 국립고궁박물관 유치라는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성과를 시민 여러분께 전하게 되어 기쁘다”며 소회를 밝혔다.
정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이번 박물관은 오늘의 시민은 물론 후대에 이르기까지 자랑스러워할 문화유산 향유 공간이 될 것”이라며 “2032년 개관을 목표로 차질 없이 사업을 추진해 화성시가 ‘문화도시’로 더 큰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립고궁박물관 분관은 2030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유물 이송 및 준비 과정을 거쳐 이르면 2031년, 늦어도 2032년에는 정식 개관하여 시민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