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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자수첩] 화성 화옹지구, 엇갈린 두 개의 개발 시계… 공항 이전, 지역 경제 '날개' vs. 습지 보존 '발목'

- 멈추지 않는 간척의 삽날, 신음하는 갯벌… 화성습지 보존의 붉은 경고등
- 수원 군공항 이전, 화옹지구에 드리운 거대한 그림자… 지역 경제 활성화 '기대' vs. 생태계 파괴 '우려'
- 전문가 "균형점 찾기 위한 치열한 논의 필요… 지속 가능한 화성의 미래, 시민 손에 달렸다"

 

뉴스팍 배상미 기자 | 화성시 서쪽, 끝없이 펼쳐진 잿빛 갯벌은 단순한 흙탕물이 아니다. 수억 년의 시간을 품고 수많은 생명을 잉태해 온 살아있는 땅, 바로 화성습지다. 멸종 위기 철새들에게는 마지막 안식처와 같은 이곳은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인간의 욕망은 멈추지 않고,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습지의 숨통을 조여 왔다. 30년 넘게 진행된 화옹지구 간척 사업은 이미 광활했던 갯벌을 흉측한 콘크리트 땅으로 바꿔 놓았고, 이제는 '수원 군공항 이전'이라는 거대한 개발 프로젝트가 또다시 화성습지를 덮치려 하고 있다.

 

메말라가는 갯벌 위에 드리운 공항 이전의 그림자

 

1991년부터 시작된 화옹지구 간척 사업은 5천 헥타르가 넘는 갯벌을 농경지로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되어 왔다. 이미 상당 부분의 갯벌이 콘크리트 제방으로 뒤덮였고, 이는 갯벌이 가진 자연 정화 기능 약화, 해양 생물 서식지 파괴 등 심각한 환경 문제를 야기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논의되고 있는 '수원 군공항 이전'은 화옹지구에 또 다른 거대한 개발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공항 이전을 찬성하는 이들은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매력적인 카드를 제시한다. 공항 건설과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직간접적인 경제 효과, 주변 지역 개발, 관광 산업 활성화 등을 통해 화성시의 경제 규모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군공항 이전으로 인해 발생하는 소음 문제 해결과 도시 발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개발의 달콤한 유혹 뒤에 숨겨진 환경 파괴의 그림자

 

그러나 환경 보호론자들은 공항 이전이 가져올 환경 파괴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화옹지구는 국제적으로 중요한 철새 도래지이며, 특히 멸종위기종인 저어새의 주요 서식지이다. 공항 건설로 인한 소음과 빛 공해, 활주로 건설로 인한 습지 파괴는 이곳을 찾는 철새들의 생존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또한, 공항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 물질 배출은 주변 해양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이미 간척 사업으로 인해 상당 부분 훼손된 화성습지에 또 다른 대규모 개발 사업이 진행된다면, 남은 갯벌마저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는 단순히 특정 지역의 환경 문제에 그치지 않고, 지구 생태계 다양성 감소라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균형점을 찾기 위한 숙고, 지속 가능한 화성의 미래를 위한 선택

 

화성 화옹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두 개의 개발 시계는 우리에게 첨예한 질문을 던진다. 과연 우리는 눈앞의 경제적 이익을 쫓아 소중한 자연을 포기해야 하는가? 아니면 미래 세대를 위해 환경 보존이라는 가치를 최우선으로 지켜야 하는가?

 

전문가들은 이 두 가지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현명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무분별한 개발보다는 기존 습지의 생태적 가치를 최대한 보존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와 환경 보호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수원 군공항 이전 계획 단계부터 환경 영향 평가를 철저히 시행하고, 습지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또한, 지역 주민, 환경 전문가, 정책 결정자들이 참여하는 공개적인 논의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최적의 해법을 모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화성시 화옹지구의 미래는 지금 우리 손에 달려있다. 단기적인 이익에 매몰되어 소중한 자연을 잃을 것인가, 아니면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긴 안목으로 미래를 위한 현명한 선택을 할 것인가. 이제 우리는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자세로 이 딜레마를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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